신문 10㎝ 떨어져서 봤는데, 흐릿하면 노안 의심…"먼 산 보기 즐기세요"

입력 2019-05-10 17:38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백내장과 헷갈리는 老眼 바로알기



[ 이지현 기자 ]
눈은 인체 중 노화가 가장 빠른 기관이다. 태어날 때부터 평생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보기 위해 수시로 초점을 맞춰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개 20세를 넘어서면 눈은 성장을 멈추고 퇴화하기 시작한다. 30대 후반~40대 초반이면 서서히 노안 증상을 호소한다. 노안은 눈의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가까운 것을 볼 때는 수정체를 두껍게 해 초점을 맞춘다. 먼 거리에 있는 것을 볼 때는 조절작용을 푼다. 하지만 30대가 넘어서면 눈의 조절력이 떨어져 가까운 것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노안이라고 부른다. 노안이 생기는 이유와 증상, 치료법 등을 알아봤다.

10㎝ 테스트 통해 노안 확인해야

젊은 노안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노안 증상을 호소하는 평균 연령은 40대 초반 정도지만 최근에는 20~30대 초반에 노안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데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해 눈이 더 빨리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10㎝ 테스트’를 통해 노안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다. 김병엽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눈 앞 10㎝ 거리에 신문을 대고 읽을 때 잘 보이지 않아 신문을 밀어내야 한다면 노안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 눈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10㎝ 테스트를 하면 놀라는 일이 많다. 생각보다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상당수가 멀리 있는 것이 보이지 않아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심지어 시력교정술까지 받았는데 갑자기 코앞에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란다”며 “노안은 아직 자신이 노화를 겪는다고 느끼지 못하는 30~40대에도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다.

자동 사진기 등으로 근거리 초점을 맞추면 렌즈가 앞으로 나온다. 눈에서 이 역할을 하는 것은 수정체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수정체 두께가 변해 자동으로 초점을 맞춘다. 대개 33㎝ 앞에 있는 책이나 휴대폰을 보려면 근시, 원시가 없는 정상시력인 사람(0디옵터)은 3디옵터로 시력을 조절해야 한다. 이렇게 도수를 조절할 수 있는 범위는 나이가 들면서 줄어든다. 수정체를 지탱하는 근육 힘이 약해지는 데다 수정체가 혼탁하고 딱딱해져서다. 이 때문에 독서나 근거리 작업을 하는 데 문제가 생기는 것이 노안이다.

눈 피로감, 침침함, 먼 거리 안 보이기도

대부분 노안은 가까이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쉽게 눈이 피로해지고 눈이 자주 침침하고 흐릿해지는 것, 가까운 물체뿐 아니라 멀리 있는 물체도 잘 보이지 않는 것 등도 노안 증상이다. 가까운 거리의 물체가 잘 보이지 않아 이를 잘 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눈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어지럼증, 두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를 심각한 질환으로 오인하는 환자도 있다. 일부 환자는 백내장을 노안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눈 조절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백내장은 노화와 자외선 노출 등으로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져 시력이 떨어지는 안과 질환이다.

노안은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사람에게도 찾아온다. 라식, 라섹은 눈의 표면인 각막을 깎는 수술이지만 노안은 수정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안은 노화현상이므로 눈을 원래 상태로 바꾸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근거리용 안경을 쓰거나 수술해 교정해야 한다.

근거리용 안경인 돋보기는 노안을 교정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이때 자신에게 맞는 도수를 찾는 게 중요하다. 노안은 근육의 남은 힘, 수정체 경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평소 안경을 쓰던 사람은 근거리 안경과 원거리 안경을 모두 써야 해 다초점렌즈를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초점렌즈에 적응하지 못해 고가 안경을 맞춰도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콘택트렌즈를 쓰는 사람은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도 한다. 이때는 안구건조증 여부, 각막 형태와 두께 등 안구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콘택트렌즈를 선택해야 한다. 김 교수는 “처음에 너무 도수가 높은 돋보기를 쓰면 남은 조절력을 쓰지 않아 노안이 심해질 수 있다”며 “도수가 너무 낮은 것을 쓰면 부족한 조절력을 억지로 조정해 가까운 곳을 보려다 보니 만성피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안과 의사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돋보기를 써야 한다. 노안도 나이가 들면 점차 심해진다. 2~3년마다 검사해 돋보기를 바꿔야 한다.

수술은 상황과 눈 상태에 따라 결정

노안 교정 수술법은 20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교정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나이가 들면 다시 노안이 올 수 있다. 전문의와 상담해 수술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사회활동을 많이 해야 하거나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등 근거리 업무를 주로 하는 40~50대는 노안라식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라식, 라섹수술 등으로 시력을 교정하면서 초점 범위를 넓혀주는 방법이다. 양 눈의 시력을 다르게 해 한쪽은 먼 곳, 한쪽은 가까운 곳을 보도록 한다. 김 교수는 “대개 3~5년 정도 지속된 뒤 노안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시력이 좋았던 사람이라면 한쪽 눈에 필름을 넣어 반영구적인 시력 교정을 하기도 한다. 각막 안에 얇은 필름을 넣는 방법으로 동공을 작게 만들어 노안을 교정하는 것이다. 물방울 모양의 작은 렌즈를 넣어 교정하기도 한다. 다만 각막 두께와 형태에 따라 수술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라식, 라섹,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백내장이 있다면 백내장과 노안을 함께 치료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을 한다. 백내장 수술은 노화 때문에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뒤 새 인공 수정체를 넣어주는 수술이다. 이때 원거리와 근거리 시력을 함께 교정할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것이다. 수정체에 미세한 홈을 여러 개 파 상황에 따라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 제품 등 인공수정체 종류도 다양하다. 평소 어떤 활동을 많이 하는지 등에 따라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수 있다. 수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공수정체 수술로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싶은지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결정해야 한다.

노안은 인위적으로 막거나 조절하기 어렵다. 하지만 드물게 70세 가까운 나이에도 근거리 시력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 수정체 노화는 자외선과 연관이 깊다.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흡연을 삼가야 한다. 김 교수는 “평소 근거리 작업이 많은 사무직 근로자는 수시로 창밖 풍경을 보는 등 생활 속에서 눈의 노화를 늦추기 위한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병엽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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